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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ductive Object, 2016, site specific installation consisting of painted welded steel, aluminum mirror panels, Sculpture: 2.45 x 1.50 m, Mirror: 10 x 10 m. Installation view at Kimsooja - Archive of Mind at MMCA, Seoul. Courtesy of MMCA and Hyundai Motor Co. and Kimsooja Studio. Photo by Aaron Wax.

마음의 원형

김성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2017

  •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소리가 검은 공간을 감싸고, 거대한 타원형 탁자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광경이 어슴푸레 드러난다. 우주를 연상케 하는 사운드와 텅 빈 타원형 탁자에서 시작된 <마음의 기하학>은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시간이 빚어낸 작은 찰흙 구들이 타원형 탁자를 채우면서 서서히 완성된다. 작고 단단해 보이는 찰흙 구들로 가득 찬 공간과 우주의 소리를 방불케 하는 사운드, <구의 궤적>의 절묘한 결합은 마치 우리를 문명 이전의 태초의 시공간으로 안내하는 듯하다.

  • 마음의 은하수

  • 공간을 지속적으로 감싸는 이 신비로운 사운드 <구의 궤적>은 서너 명의 사람들이 단단하게 건조된 찰흙 구들을 탁자 위에서 서로 각기 다른 방향으로부터 굴리는 소리와 작가가 물로 가글링하는 소리를 믹스한 사운드 작업이다. 볼륨이 낮을 때는 구슬들이 굴러다니는 듯한 영롱한 소리로 들리다가, 볼륨의 세기가 점점 커질수록 천둥 번개가 치는 소리 같기도 하고 우주의 행성들이 부딪히는 굉음처럼 들리기도 한다. ‘마음의 은하수’라는 작가의 시각적 표현과 더불어 이 작업의 우주적 차원은 작품에 흥미로움을 더한다. 이 작업에서 “찰흙 구들이 평면 위를 굴러다니는 사운드는 수평 궤도를 반영하고 물로 가글링하는 사운드는 신체의 횡격막을 가로지르는 수직 궤도를 반영하며”,[1] <구의 궤적>은 수직・수평 궤도의 공존과 그 역학 관계에 의해 생성되는 심리적 기하학을 가시화하게 된다. 더불어 이것은 사운드를 통해서 표면의 기하학과 보이드(void)의 기하학을 시각화하고 있으며, 마모된 찰흙 구의 모서리들이 표면에 맞닿을 때, 그것의 기하학적 형태를 청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한편, 이 작업의 영어 제목인 ‘Unfolding Sphere’ 사운드 퍼포먼스와<마음의 기하학>에서 찰흙 구들을 ‘둥그렇게 감싸는’ 퍼포먼스는 서로 쌍을 이루며 김수자 작업의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양극성과 이원성의 화합을 청각적, 촉각적 경험으로 풀어내고 있다.

  • 작가가 도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가 흙으로 작품을 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2016년 초 리옹 현대미술관에서 열렸던 요코 오노 개인전의 ‘워터 이벤트’에 초청받아 만든 작은 찰흙 구가 그의 첫 흙 작품이었다.[2] 그는 마르지 않은, 물을 머금은 찰흙 한 줌으로 작은 구를 한 개 빚어 그것을 그대로 미술관에 보냈다. 사실 작가는 흙으로 용기나 오브제를 만드는 것보다는 ‘비움과 채움’의 가능성을 가진 흙의 재료적 특성에 더 끌렸다. 찰흙으로 구를 만드는 행위에는 양 손바닥에서 점토를 끊임없이 감싸고 누르고 어루만지는 행위가 수반된다. 이 행위는 손의 양극을 싸는 모서리들이 중심을 향해 모아져야 하며, 모든 모서리들이 중심을 향해서 모였을 때 하나의 구가 형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작은 찰흙 구는 그 자체가 물을 담고 있는 용기일 뿐만 아니라 생명체로서의 지구를 은유하기도 하며 나아가서는 김수자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보따리의 개념을 연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이 단순하고 평범한 행위에서 김수자는 “형태가 점점 중심을 향해 모아지면서 마음도 함께 모아진다는 것, 그리고 그런 행위를 통해서 물질성이 어느 순간 비물질성, 즉 ‘보이드’로 변형되는 순간”을 인식하게 된다.[3] 이제 찰흙 구 만들기는 그저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마음의 형태를 만들고 그 모서리를 깎아 나가는 일종의 ‘의식(ritual)’과도 같다. 양 손바닥으로 흙을 빚는 반복적 행위는 가히 주술적이라 할 만큼 사람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 작업의 완성과 관객

  • 김수자의 <마음의 기하학>은 관객들이 전시장 입구에 준비된 다양한 점토들을 선택하고 원하는 양만큼 덜어가서 둥글게 빚은 후 탁자 위에 올려놓는 것이 주가 되는 작품이다. 이러한 관객의 참여는 그의 기존 작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인데 그렇다면 이것의 의미와 그 당위성을 밝히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현대미술에서 관객 참여형 작업은 대중적 흥행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최근 들어 환영받고 있기도 하나, 동시에 현대미술의 대중 영합적 측면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대중의 호응도가 높다고 무조건 대중 영합적인 것도 아니고, 그렇지 않다고 해서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것도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관객이 전시장에 들어서서 점토를 선택하고 동그란 구를 빚어 탁자에 올려놓고 나오는 행위가 김수자의 기존 작업의 맥락과 어떻게 연결되며, 여기서 ‘관객의 행위는 무엇에 일조하는가’라는 답을 찾는 것이다. 김수자의 작업에서 관객은 언제나 작가와 하나가 되어 작가의 시선과 사유를 공유해 왔다. 그의 작업에서는 ‘작가-주체’가 ‘관객-주체’로 이행되는 과정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관객이 <바늘 여인>, <빨래하는 여인 A Laundry Woman>의 ‘뒷모습’에 주목하는 순간, 관객은 ‘작가 몸의 옷’을 입고 바로 작가가 선 자리에서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 그 이상의 것을 바라보게 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그 누군가가 사용했던 이불보로 버려진 헌 옷들을 싸며 그것을 싣고 이 세상 곳곳 을 찾아 나서는 <보따리 Bottari> 작업의 주체와 관객과의 관계 또한 동일한 맥락에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김수자의 작업에서 관객은 더 이상 작가가 제시하는 관점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수동적 주체가 아니라 작가가 안내하는 삶의 다양한 형태들을 공유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 주체로 전환된다. 이러한 능동적 관객은 이번 <마음의 기하학>을 통해서 찰흙을 감싸고 굴리는 행위가 보따리를 싸고 아우르는 행위와 동일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또한 작가의 몸이 되어 세계를 감싸 안으며 작업을 완성시키는 능동적 주체와 마찬가지로 이 전시의 관객은 찰흙 구의 모서리를 깎는 일종의 ‘의식’에 동참하며, 각자의 ‘마음의 기하학’을 품어냄으로써 이 작업의 완성에 일조하게 된다.

  • 기하학적 경험

  • 김수자를 <보따리>와 <바늘 여인>의 작가로만 알고 있던 관객에게는 이번 전시의 주제어라 할 수 있는 ‘기하학’이 다소 생경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수직・수평 구조와 공간의 역동적 관계는 지난 30년간의 김수자의 모든 작업을 관통하는 근본적 개념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김수자의 작업에서 기하학적 사유와 경험은 이원성과 양극성의 화합을 통해서 새로운 유형의 공간을 창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 심리적 기하학은 공간의 양보다는 공간의 질, 즉 한 조건에서 다른 조건으로의 이행을 형태화하는 것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 그의 아주 초기 작업인 <몸의 연구>는 몸을 하나의 축으로 잡고 몸의 마디를 수직과 수평으로 접으면서 몸의 기하학적인 형태를 연구한 작업 이다. 이는 삼각형, 정사각형, 반원, 원 등의 기본적인 기하학의 구도 안에서 신체 동작들이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기록한 결과물이다. <몸의 연구>는 작가가 20대 때 시도했던 초기의 작품이지만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김수자 작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수직・수평 구조(십자 형태)를 이해하는 데 단초가 된다. 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1980년대 초에 작가는 일본에서 열린 교류 전시를 계기로 처음 일본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양국의 문화가 다름을 인식한다. 이후 작가는 우리 삶에 배어 있는 소박함, 미완성, 독특한 색감 그리고 천지인삼재(天地人三才)에 근거한 구조적 특성에 주목하게 되고, 일상의 모든 것, 삶과 죽음까지도 십자형 구조의 역학관계로 해석하기 시작한다. <몸의 연구>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탄생한 작업이며 수직・수평 구조와 공간의 역학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어 그 이후 지금까지 작가의 ‘마음의 원형’처럼 작동하고 있다. 이것은 작가의 <보따리>, <바늘 여인>, <거울 여인 A Mirror Woman>, <호흡 To Breathe> 작업을 호출하는 한편,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몸의 연구>, <몸의 기하학 Geometry of Body>(2006~2015), 그리고 <마음의 기하학>의 연결 고리를 발견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시간과 공간의 속성을 혼합하는 것이 오늘날 현대미술의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면, 김수자의 <몸의 기하학>은 시간을 공간화하며 비가시성을 구체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2006년부터 10년간 사용한 작가의 요가 매트, 거기에 새겨진 몸의 흔적은 작가의 완벽한 하나의 자화상으로 전환되며, 우리는 역설적으로 작가의 손과 발이 남긴 요가 매트의 색 바랜 흔적에서 순간적인 동작과 중력을 상상하게 된다. 이 매트는 또한 기존의 ‘보따리’나 ‘이불보’가 다루었던 ‘레디유즈드(readyused)’[4]의 개념을 연장하는 동시에 비가시적인 동작과 중력이 시각적으로 드러난 인체 페인팅으로 전환된다. <숨 One Breath>(2004/2016)은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한 숨’의 파장을 재현한 디지털 자수 드로잉이다. 작가의 호흡 퍼포먼스인 <직물공장> 중에서 들숨과 날숨의 한 ‘세그먼트(segment)’를 임의로 끊어서 디지털로 자수를 놓은 작업이다. 날숨과 들숨의 극점들이 서로 연결되는 과정이 그래프로 표현되고 수평으로 가로지는 선은 호흡이 정지된 순간을 의미하게 된다. 김수자의 호흡 퍼포먼스는 1992년에 바느질을 그만둔 이후 바느질이 상징하는 수직・수평 구조와 깊이 그리고 순환 고리의 개념을 연장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 연역적 공간

  • 김수자의 작업에서 최초의 라이프 캐스팅(life casting) 작업인 <연역적 오브제>(2016)는 작가의 두 팔을 캐스팅한 조각 작품이다. 양손의 엄지와 검지는 동그란 원을 그리며 맞닿아 있고 이 두 팔은 서로 마주보게 설치되었다. 단순한 신체 캐스팅 조각으로 보일 수 있는 이 작품에서 엄지와 검지가 맞닿아 있는 모양은 자연스럽게 ‘바느질’ 행위와 연결된다. ‘바느질’은 수평적 세계에 물리적으로 관통하는 수직의 세계를 상징하는 김수자의 초기 바느질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오브제 감싸기 작업인 <연역적 오브제>(1992)을 호출하며 ‘보따리’와 함께 양극을 잇고 타자와의 관계를 직조하며 수용과 포용의 미학을 제안한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연역적 오브제>(2016)는 미술관 중정(中庭)에 설치된 야외 조각이다. 2014년 코넬 대학교에 설치된 나노 테크놀로지 조각인 <바늘 여인> 이후 두 번째 야외 조각인 이 <연역적 오브제>는 우주의 탄생을 상징하는 인도 브라만다의 검은 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작업이다. 검은 돌이 거울처럼 될 때까지 문지르는 인도의 브라만다 전통과 ‘우주의 알(cosmic egg)’이라는 이름에서 작가는 자신이 <보따리> 작업에 임하는 태도와 보따리의 의미가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했고, 이는 오방색 띠로 장식된 거대한 타원체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초기 보따리 작업에서 ‘천’이라는 2차원의 평면(tableau)이 단순히 ‘묶는’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서 3차원의 조각이 된다는 ‘변형(transformation)’에 주목했다면,[5] 이번 <연역적 오브제>는 이러한 ‘보따리의 변형’을 재정의한 작업이다. 즉, 이 오방색 타원체는 그것을 반영하고 확장하는 거울을 좌대 삼아 우주의 기원과 순환을 상징화하면서 보따리의 기하학을 시각화했다.

  • 거울 위에 놓인 우주의 알(<연역적 오브제>)은 특수필름을 이용한 장소 특정적 작업인 <호흡>(2016)과 공존하고 있다. 이 <호흡> 작업은 크리스털 궁전에서와 마찬가지로[6] 미술관 중정을 둘러싸고 있는 유리 벽을 하나의 보따리로 상정하고, 빛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발산하는 특수필름을 유리 벽에 설치하면서 중정을 감싼다는 개념을 제안하고 있다. 태양 광선이 회절되며 오색찬란한 빛의 스펙트럼이 확산되는 이 사각형의 중정은 관객이 명상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 특정적 작품으로 전환된다. 모든 것을 반사하는 거울 바닥은 오방색 타원체의 비물질성을 반영하고 그것의 보이드를 시각화한다. 아울러 이 작업은 공간의 보이드 개념을 표면으로 확장하고 보따리의 이원성과 양극성 개념을 빛의 언어로 비물질화하면서 조각과 평면, 물질과 비물질의 화합의 상징적 효과를 더욱더 극대화한다

  • 세계를 직조하기

  • 이번 전시의 유일한 영상 작업인 <실의 궤적 V>은 2010년부터 전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기획 중인 <실의 궤적> 시리즈 가운데 다섯 번째 작업으로, 북미 지역을 무대로 하고 있다. 이 영상은 애리조나의 배를 닮은 거대한 바위 봉우리인 십락과 캐니언 드 셰이 협곡의 기묘한 지형과 환상적인 자연, 그리고 뉴멕시코 차코 문화의 오래된 폐허 건축 등 문화인류학적으로도, 지질학적으로도 경이로운 경관을 배경으로 나바호 족과 호피 족의 물레질, 바구니 만들기, 갈퀴로 직조하는 장면과 오버랩된다. 오랜 세월 동안 자연의 흙이 조성한 거대한 산, 동굴, 물회오리 등의 자연 환경은 시・공간을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도로의 전기선들과 연결되고 거대 도시의 산업적 환경과 조우하게 된다. LA의 거대한 도시 교차로를 항공 촬영한 장면과 함께 끝나는 이 영상 작업은 세계라는 직물을 짜고 감싸고 풀어내는 행위를 인류학적 탐구로 풀어낸다.

  • <실의 궤적> 시리즈의 첫 번째 장이 완성된 해는 2010년이지만, 사실 이 작업의 시작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는 벨기에 브뤼주의 전통인 레이스 뜨기와 건축물의 구조적 특징에 주목하면서 <실의 궤적>에 대한 영감을 얻었고, 그 이후 유럽의 레이스 뜨기, 인디언 유목민들의 자수와 물레질, 아시아의 다양한 직조나 공예적 전통을 수집하며 <실의 궤적>의 장을 하나씩 완성해 갔다. 이 영상 시리즈는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인류학적 보고(寶庫)이기도 하며, 자연과 문명의 시학이라 할 만큼 서정적 웅장미로 우리를 압도한다. 여기에는 바늘이나 보따리, 혹은 작가의 뒷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자아와 타자, 남성과 여성, 펼침과 감싸기, 정신과 물질, 문명과 비문명, 전통과 현대, 도시와 자연과 같은 이원적 요소들이 절묘하게 다루어지며 이중성과 양극성의 대화합을 노래하고 있는 듯하다.

  • 감싸고 펼치고, 묶고 풀고, 잇고 끊는 것은 김수자 작업의 기본 행위이다. <보따리> 퍼포먼스, <호흡> 퍼포먼스, 그리고 김수자의 작업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이 행위들은 단순한 형식주의적 실행은 아니다. 이것은 매번 수직・수평의 구조적 관계 속에서 양극을 연결하고 이원적 요소들을 결합하며 물질에서 비물질로의 전환을 주도한다. <마음의 기하학>은 펼침(unfolding)과 쌈(wrapping)의 기하학이다. 싸고 펼치는 행위는 점, 선, 면을 서로 접촉시키는 것이며 이때 비물질이 물질이 되고 또 물질이 비물질로 전환되는 것이다. 물질과 비물질의 공간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로서 ‘마음의 기하학’은 움직임과 형태의 역동적 관계를 드러내고 잠재적으로 이동 가능한 표면과 구조를 형성하며 무형의 형태를 찾는 심리적 기하학이다. 이것은 마음의 기록 보관소(archive of mind)에서 심리적 원형(archetype)을 호출하고 완벽하게 비어 있는 상태, 비물질적 공간을 향해 나가는 데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Note]
[1] 작가와의 인터뷰(2016. 10. 22.) 중에서.
[2] 요코 오노, ‘워터 이벤트 초청(1971, new version 2016)’(리옹 현대미술관, 2016)
[3] 작가와의 인터뷰(2016. 10. 22.) 중에서.
[4] 레디메이드(readymade)에서 레디유즈드로의 이행을 통해 오브제의 선재성(先在性)을 개념화한 것.
[5] 류병학, 「스페셜 인터뷰: 김수자, 지수화풍(地水火風)에서 생명을 보다」, 『아트 인 컬처』11권 2(2010. 2), pp. 127-137.
[6] 《호흡: 거울 여인》, 2006, 레이나 소피아 현대미술관, 스페인 마드리드.

  • — Essay from Exhibition Catalogue 'Kimsooja: Archive of Mind' published by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2017. pp.118-155.